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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손목시계 주름잡았던 카시오의 전략은 무엇일까?

by SenseChef 2013. 9. 5.

추억 속의 카시오 손목 시계, 학창 시절 갖고 싶었던 희망 목록 1호

 

CASIO라는 브랜드가 새겨진 디지털 손목 시계는 필자의 학창시절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명품이었다. 아날로그 손목 시계만 있던 시절에 카시오의 디지털 손목 시계는 정확한 시간을 알려 주었고, 100 미터 달리기를 할 때는 초 단위로 시간까지 측정할 수 있었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학교에서 1등을 하면 사 줄 것이라 약속하는 단골 아이템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카시오라는 브랜드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점차 사라져갔다. 사람들의 손목에서 시계가 사라진 것처럼 그들의 존재감마저 없어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 와치(Smart Watch)가 화두가 되면서 카시오는 어떤 위치에 있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그들은 스마트화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손목 시계 시장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 걸까 ?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채 점점 침몰해 가고 있는 걸까 ? 

추억 속에 남아 있는 카시오의 손목 시계, Source: wikimedia.org



 

스마트 와치(Smart Watch)의 흐름 속에 이제는 언급조차 되지 않는 카시오 !

 

요즘 애플의 iWatch,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는 IFA 2013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소니 등에서도 스마트 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과거 손목 시계 시장을 주름 잡았던 카시오는 그 어떤 기사에서도 이름조차 나오지 않는다. 그들이 스마트 와치로의 시장 변화에서 완전히 주도권을 잃어 버린 것이다.


손목 시계라는 대중적 시장을 스마트폰에 뺏기고, 새롭게 열리려는 스마트 손목 시계 시장에서조차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카시오의 초라한 현재 모습이다.

 
 

 

손목 시계를 스마트폰의 보조품으로만 포지셔닝 하는 카시오 전략에 대한 아쉬움

 

카시오는 손목 시계 시장에서 나름대로 스마트화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그것은 손목 시계를 스마트폰의 보조적인 기기로 활용하는 소극적인 접근이었다. 다른 첨단 IT 기업들이 거시적으로 시장을 바라보며 대응하는 것에 비해 카시오는 시장을 너무 소극적으로, 편협되게 바라본 건 아닌지 아쉬움이 든다.


다음은 카시오가 2012년말에 밝힌 그들의 2013년 혁신 계획이다(출처).


2012년 12월 카시오는 Evolution of Casio 2013이라는 행사를 개최 했다.


카시오가 제시하는 손목 시계의 새로운 미래는 손목 시계의 손쉬운 조작성과 스마트폰과의 연계성이다.


카시오 손목 시계가 블루투스로 연동되어 스마트폰에 전화가 오면 손목 시계를 통해 알 수 있다.


손목 시계와 스마트폰이 멀어지면 자동으로 알람이 발생해 스마트폰의 분실을 방지할 수 있다.


더 이상 손목 시계의 스마트화에 대한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


 

하드웨어 또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에서 경쟁력을 갖추어야만 하는 카시오

 

카시오의 전자 손목 시계는 여러가지 기능을 할 수 있다. 그들이 예전에 전자 수첩, 공학용 전자 계산기까지 만들어 냈기에 카시오만의 독자적인 운영체제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운영체제인지, 특수한 기능에만 한정된 것인지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점차 운영체제 또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카시오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러나 카시오는 집적화 된 하드웨어를 만드는 높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 손목 시계의 소형화, 높은 수압, 진공 상태 등의 극한 조건에서도 정확성과 가동성을 유지할 수 있는 차별화된 그들만의 경쟁력이다.


실제로 아래 사진에 있는 것처럼 우주 비행사가 카시오 손목 시계를 차고 우주 생활을 하고 있다.




우주 비행사의 카시오 G-Shock 시계 착용 모습, Source: wikipedia.org


 

성장과 퇴보의 갈림길에서 선 카시오의 고민, 스마트화 하지 않으면 틈새 시장에만 만족해야 한다.

 

이제 막 열리려는 스마트 와치 시장에서 카시오의 전략은 무엇일까 ? 그들이 스마트 와치 시장에 진입 한다면 애플, 구글,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만 한다. 또한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개선 하거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이용해야 할 것이다. 그들만의 독자적인 스마트 와치 앱 생태계도 구축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그들이 고정밀, 특수 조건에서의 손목 시계 시장에만 머물수도 있다. 벌써 30년이나 된 G-Shock라는 브랜드의 손목 시계가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기에 이를 이용해 틈새 시장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시장의 흐름 속에서 성장 할 것인가, 아니면 틈새 시장에 머물러 만족할 것인가 ? 전통적인 기업들이 겪게 되는 딜레마를 카시오도 갖고 있다. 또한 새로운 도전은 치열한 경쟁에 합류 해 자칫 기업의 운명을 단축할 수도 있는 것이기에 그들은 쉽게 결정하기 힘들 것이다.


위험(Risk)를 감수하고 발전을 추구할 것인지 카시오의 전략 방향이 궁금해진다. 그러나 과거 필자의 명품 브랜드 기업이었던 카시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보다는 화려하게 다시 떠 오르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 그들의 현명한 선택만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