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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핵심 시장 포기하는 Sony 전략 성공할 수 있을까?

by SenseChef 2013. 10. 29.

“급할수록 돌아서 가라 !”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정면 돌파보다는 기다리거나 다른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때 쓰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과 같이 빠름만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도 이런 방식이 여전히 통할 것이냐는 의문도 함께 든다.

한때 세상을 호령했던 권력자나 기업들은 과거의 영화를 잊지 못하고 다시금 영광스런 그 때가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굳게 갖는 경향이 있다. 이를 위해 자신들이 축적했던 돈을 투기성 사업에 한꺼번에 투자 해 오히려 위험을 자초 하기도 한다.

따라서 위험 회피적 측면에서 “급할수록 돌아서 가라”라는 말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 말은 달리 표현하면 경쟁이 심한 곳은 포기하고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영역에만 집중하라는 말도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쟁 회피 전략이 IT 기업에도 잘 적용될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모바일에 대한 대응이 늦어져 어려움에 빠진 소니(Sony)가 최근 이러한 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Sony는 과연 경쟁 회피 전략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



경쟁 회피 !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Source: Office clip art




Sony, 경쟁 심한 미국, 중국 시장은 버린다 !


Sony의 CEO인 Kazuo Hirai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은 미국과 중국 스마트폰 시장 대신 유럽이나 일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비록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2.2%의 초라한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으나, 막강한 기술력과 콘텐츠를 갖고 있는 Sony이기에 그들의 도전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음은 Sony 전략에 대한 주요 내용이다(출처:로이터통신).


Sony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업계 3위에 올라설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그들은 스마트폰 최대 시장인 미국이나 중국 대신 유럽이나 일본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러나 IDC 조사 결과에 의하면 현재 Sony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업계 7위에 불과하며 시장 점유율은 2.2% 수준이다.


애플과 삼성전자 외에 Sony가 넘어서야 하는 기업들은 LG전자, 모토로라, Huawei, ZTE, Lenovo 등의 쟁쟁한 기업들이다.

Sony는 엔화 약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적극 이용할 계획이다. 업계에서 Sony의 스마트폰은 좋기는 하나 특별한 매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ony가 스마트폰의 차별화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Sony 부활을 위한 3대 주요 사업이 스마트폰, 게임, 디지털 이미징이기에 Sony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한다면 Sony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삼성전자, 애플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것 ! 그들이 유럽 시장에 들어오면 또다시 떠날 것인가 ?

Sony가 다른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갖는 시장에 집중 한다면 그들은 분명 소기의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해당 시장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취향의 스마트폰, 현지 언어에 적합한 스마트폰을 만들어 내는 것이 그러한 전략의 일환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장기적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 스마트폰 최대 시장인 미국이나 중국 시장은 이미 상당수의 스마트폰이 팔렸기에 시장 포화를 향해 점점 달려가고 있다. 따라서 조만간 삼성전자나 애플이 미국이나 중국 시장에서 벗어나 다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유럽이나 일본 시장에서 Sony는 다시 삼성전자나 애플과 일전을 벌어야만 한다. 그렇다면 Sony는 다시 경쟁이 적은 곳을 찾아 이동할 수 있을까 ? 그렇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퇴로가 없을 Sony는 삼성전자나 애플과 경쟁을 벌여야만 한다.

결론적으로 Sony는 스마트폰 메이저 업체와의 경쟁을 절대 피할 수 없다. 더군다나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되려는 목표를 갖고 있는 Sony라면 그들의 전략은 메이저 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 남는 것이어야만 한다.



경쟁 회피 전략은 지역 단위가 아닌 제품 등급 전략에서 찾을 필요가 있다.

경쟁을 구분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Sony처럼 지역 단위에서 해법을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등급에 따른 프리미엄, 중급, 보급형 등으로 구분해 공략할 수도 있다. 또한 청소년층, 중년층, 노인층 등의 연령대 시각에서 접근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Sony는 단순히 지역 단위에서만의 경쟁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특정 지역의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은 해당 지역에 구축해 놓은 유통망이 사라지는 것이고 사람들의 뇌리에서 완전히 잊혀짐을 의미한다. 이렇게 브랜드 가치가 사라져 간다면 해당 시장에서 Sony는 다시 재기할 기회를 가질 수 없다. Sony가 미국이나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사업 기반을 접는다면 그들은 영영 이들 시장에 다시는 재진입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Sony가 지역 단위 경쟁 전략이 아닌 상품 포트폴리오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삼성전자나 애플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집중 한다면 Sony는 중급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별화를 이루는 방식이다. 그렇게 되면 Sony는 여전히 전세계적인 유통 기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며, 전 세계를 무대로 다양한 스마트폰 전략을 실행할 기회를 갖게 된다.



위험이나 경쟁을 회피 하다 보면 결국 서서히 죽어가는 존재가 될 수 있다.

경쟁을 피하는 전략은 분명 유효한 전략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기업의 중장기적 경쟁력을 서서히 약화 시키는 위험한 방법이기도 하다.

이동통신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해마다 이동통신사들은 막대한 돈을 가입자 유치를 위한 보조금 및 광고비로 사용하고 있다. 만약 한 이동통신사가 이러한 비용 부담 때문에 가입자 유치 경쟁을 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비용 부담에서 벗어나 매년 좋은 경영 실적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가입자 기반은 서서히 감소될 것이며, 일정 수준이 지나면 결국 손익분기점이 파괴되어 기업의 존립 기반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것 ! 경쟁을 통한 차별화로 승리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일 것이다.


이러한 예가 전해주는 교훈은 명백하다. 경쟁은 현대 사회의 기업이 절대로 회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것이다. 하물며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되려는 Sony가 경쟁을 피한다면 그들은 세계 3위에 절대 오를 수 없다.


세계 시장에서 서서히 존재감을 잃어가는 과거의 가전 제왕, Sony ! 그들은 벌써 생존과 도태의 갈림길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그들이 최근에 발표한 그들의 스마트폰 시장 경쟁 회피 전략은 Sony의 몰락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할 가능성이 높다.

워크맨, 브라운관 TV, 플레이스테이션 등으로 IT 산업의 든든한 한 축을 차지했던 Sony의 몰락은 IT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스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Sony가 경쟁을 회피하는 나약한 전략이 아닌, 경쟁에 맞서 싸우는 전략으로 회생 할 수 있길 바란다. 그런 과정을 통해 Sony가 부활한다면 IT 산업은 또 다른 중흥기를 맞이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