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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삼성의 안드로이드 인수 실패가 들려주는 교훈

by SenseChef 2014. 2. 19.

"제 발등을 찍다 !"


무엇인가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자신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 경우를 표현하는 말이다. 이런 경우를 당하면 기분이 무척 나쁘고 나중에도 계속 자신의 실수가 생각나 후회하게 된다.


그러나 누구라도 항상 최고, 최선의 결정 만을 할 수 없으며 그것이 삶의 원칙일지도 모른다. 또한 중요한 결정이 개인이나 기업의 미래 운명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기에 그런 의사 결정의 무게감은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러한 사례의 주인공으로 삼성전자가 등장했다. 그들이 요즘 대세로 떠오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2005년에 인수 할 기회를 먼저 갖고도 이를 놓치는 실수를 범했기 떄문이다.


그렇다면 삼성전자는 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인수 기회를 스스로 차 버렸을까 ? 만약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인수 했다면 안드로이드는 여전히 현재의 영광스런 자리에 있게 되었을까 ?  


의사결정의 고민과 어려움, Source: Clip art



삼성전자가 구글에 앞서 안드로이드를 인수 할  절호의 기회를 차 버렸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아버지는 앤디 루빈(Andy Rubin)이다. 그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개발 초기인 2005년에 자금난을 겪게 되자 삼성전자에 자신들을 인수해 줄 것을 제안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임원들은 6명~8명에 불과한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품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결국 안드로이는 2주 뒤 5천만 달러(약 500억원)에 구글에 인수 되었다.


.다음은 이 상황에 대한 앤디 루빈의 표현이다(출처: Android Headlines).


"You and what army are going to go and create this ? You have six people. Are you high ?"
"당신과 몇몇이 이걸 만들어 내겠다고 ? 당신들은 겨우 6명입니다. 제대로 판단하고 있는 건가요 ?(의역 함) 



완제품을 중시하는 삼성전자, 아이디어와 가능성을 중시하는 구글의 차이 !


삼성전자는 태생적으로 제조업체이기에 제품을 상용화 하여 판매하는 것에 더 관심이 많을 것이다. 반면 인터넷 및 콘텐츠 기업인 구글의 경우 새로운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더 가치를 둔다.


따라서 아이디어만을 갖고 있었을 안드로이드 팀을 반기는 곳은 구글이었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비즈니스 모델만 있고 성공 가능성조차 확신 할 수 없는 안드로이드 팀을 낮게 평가할 수 밖에 없다.


제조업체와 인터넷 기업이라는 차이점이 안드로이드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두 기업의 시각과 가치 평가를 달라지게 만들었다. 관점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는 세상의 이치를 잘 보여준다.  



현실의 달콤함에 삼성전자는 자기파괴적인 안드로이드 프로젝트 추진이 싫었을 것이다.


2005년 당시 삼성전자는 노키아와 함께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업체였다. 가만히 있어도 자신들의 제품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는데 다른 변화를 추진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른바 1위 사업자의 '자기 파괴적 혁신'에 대한 고민이다.


만약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프로젝트를 인수 했다면 자신들 스스로 잘 나가는 휴대폰 시장에 큰 변화를 주어야만 한다. 물론 성공 가능성도 담보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드로이드 프로젝트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인수 금액 외에 제품화까지의 많은 시간과 인력, 돈을 투자해야 하니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잘 나가고 있는 휴대폰 시장을 지키고 싶은 측면에서 삼성전자는 태생적으로 안드로이드 프로젝트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삼성이 인수 했더라도 지금의 안드로이드가 되어 있을까 ? 


현재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은 무척 흥미있는 일이다. 만약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프로젝트를 인수 했다면 상황이 어떻게 변했을까 ? 안드로이드가 지금처럼 오픈 소스(Open Source)로 풀려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을 과점하고 있을까 ? 


여러가지 고려 사항이 있겠지만 필자의 예상으로는 그렇지 않았을 것 같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스마트폰에만 안드로이드를 채용 해 차별화를 이루려고 했을 것이다. 아를 빌려 쓰는 다른 제조업체들에게는 라이센스료를 청구하는 폐쇄적 모델을 가졌을 것이다.


또한 삼성 안드로이드의 이러한 진입 장벽 때문에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활성화는 더디게 진행 되었을 것이다. 시간적 여유와 경쟁력을 갖고 있을 마이크로소프트는 Windows를 이용해 모바일 환경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여 지금과 같은 위기를 겪지 않았을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의 안드로이드 인수 여부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운명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삼성전자와 유사한 실수는 누구라도 할 수 있다. 모든 경쟁 요소를 알 수 없기에 발생 가능한 일 ! 


삼성전자 임원들의 결정을 지금 시점에 비판 하기는 무척 쉽다. 결과적으로 안드로이드가 성공적인 플랫폼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스크가 많았던 안드로이드 인수 건은 삼성전자 임원들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기업 중의 하나인 HP는 애플을 공동 창업했던 스티브 워즈니악의 가치를 몰라보고 스티브 잡스에게 내 주었다. 결과적으로 스티브 워즈니악은 애플 컴퓨터를 만들어 새로운 산업을 탄생 시켰다. HP는 이제 애플 때문에 기업 운영에 큰 타격을 입는 처지가 되었다.


복사기로 유명한 Xerox는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 Graphic User Interface)와 마우스를 개발한 기업이다. 그러나 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고, 그들은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했다. 요즘 대부분의 컴퓨터에 GUI와 마우스가 들어가 있음을 고려해 본다면 Xerox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잘 알 수 있다.


이처럼 상황 판단과 그에 맞는 적절한 의사 결정은 어렵고도 힘들다. 따라서 과거 그릇된 판단을 했던 삼성전자와 해당 임원들에 대한 맹목적인 비판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그때 왜 그런 의사 결정에 이르렀는지, 다시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대응 체계를 갖추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할 것이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 한다는 말이 있다. 따라서 중요한 의사 결정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여러사람의 의견을 모아 결정 하자. 앞으로 최선의, 최고의 선택이 많이 나와 대한민국을 더욱 발전 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