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 !
몸에 좋은 음식도 많이 먹으면 탈이 나고 아프게 된다. 운동 역시 몸에 좋은 것이나 무리하다 보면 근육통, 관절염 등이 생겨 오히려 건강을 헤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무엇이든 적정 수준으로의 유지가 중요하다.
이러한 과유불급의 원칙은 일상 생활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에 채용 되었던 수많은 기능들 중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것들이 많다. 갤럭시 S4에 도입 되었던Eye scrolling, Eye Pause 기능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까 ? 주변에서 이를 쓰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관련 글: 진정 쓸모있는 스마트폰 신기능을 기다리며, 모바일).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가 S펜을 이용한 스마트폰 잠금 해제 특허를 출원 했다고 한다. 스마트폰을 켤 때 펜을 이용하는 방식인데 얼마나 효율적일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렇다면 S펜을 이용한 잠근 해제 방식은 정말 쓸모 있는 것일까 ? 소비자들이 기다려 왔던 혁신적인 신기능일까 ?
서명을 이용한 잠금해제 방법의 실효성, Source: Clip art
펜을 이용한 삼성의 스마트폰 잠금 해제 특허 출원 !
삼성전자는 노트 시리즈에 S펜을 채용하고 있다. S펜을 이용하면 손가락 대신 전용 펜을 이용해 세밀하게 자료를 입력하고 메모까지 남길 수 있는 것이기에 다른 스마트폰과 차별화 되는 기능이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S펜으로 서명을 입력하면 스마트폰의 잠금이 해제되는 특허를 미국 특허청에 출원했다(출처: 삼성전자의 서명을 이용한 잠금해제 특허). 다음은 이에 대한 세부 내용이다.
모바일 단말기에서 이용자가 입력한 서명을 인식하여 이용자를 검증 하거나 특정한 앱을 실행 시킬 수 있는 방법에 관한 특허이다.
이용자가 서명을 입력하면 저장되어 있는 서명과 일치하는지 검증한다. 만약 정확하다면 특정 기능이 실행 되도록 설정 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특정 기능의 실행이 예약되어 있다면 이를 실행하고, 그렇지 않다면 스마트폰의 잠금 상태를 해제한다.
아래는 특허 출원 내용에 들어 있는 흐름도이다(출처: 특허 US20140038557A1).
잠금 해제를 위해 스마트폰에 끼워져 있는 S펜을 꺼내게 될까 ?
위의 특허 내용은 담당자들의 고민과 고뇌 끝에 나온 노력의 산물일 것이다. 그러나 이용자의 한 사람으로서 과연 S펜을 이용해 잠금 해제를 하게 될지는 의문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려 할 때 제일 중요한 속성은 이를 빨리 사용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잠금이 즉각적으로 풀리고 전화나 문자를 보내고, 인터넷을 검색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S펜을 이용한 방식의 어려움은 이용자가 이를 꺼내려는 수고를 감수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붐비는 전철 안에서 펜을 꺼내 들 수 있을까 ?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서명을 제대로 입력할 수 있을까 ? 어려울 것이다.
손가락으로 간단히 입력할 수 있는 패턴 인식도 불편하여 이용치 않는 사람들이 많기에 서명을 이용한 잠금해제 방식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서명은 쓸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데 이걸 잘 인식해 낼까 ? "다시 입력 하세요" 반복 가능성 !
사람들은 각자의 필기체를 갖고 있고 나름대로의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자신이 쓴 서명을 보면 매번 똑같지 않다. 글씨 크기도 틀리고 기울기나 방식에 약간씩 차이가 있으며,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더욱 다른 특성이 나타난다. 그러나 사람의 경우 이를 아날로그 이미지로 패턴 인식을 할 수 있기에 동일한 사람의 것인지 대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컴퓨터로 처리한다는 것은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다. 컴퓨터는 모든 것을 디지털로 판단하고, 완전히 일치할때만 맞다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입력된 서명이 등록된 서명과 일치되는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따라서 서명을 인식하고 처리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을 것이며, 현실에서는 인증 실패로 여러번 서명을 입력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S펜을 이용한 비즈니스 업무, 그래픽 작업에의 혁신적 개선 기대 !
S펜은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에서의 차별화 된 기능이요, 별도의 우수한 생테계이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넓은 화면 크기와 S펜 때문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S펜을 이용한 경쟁력 확보는 삼성전자가 반드시 추구해야만 하는 필수 전략이다.
그러나 S펜을 이용한 잠금 해제는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그리 실효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갤력시 시리즈가 나올 때 이 기능을 넣고 스마트폰의 가격만 올라가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된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잠금 해제보다는 S펜을 이용해 고급 기능을 개발하기를 기대해 본다. 그것은 세밀한 입력, 그래픽 기능이 필요한 비즈니스 업무에서의 S펜 활용이다.
실제로 주변에 보면 S펜을 이용해 회의 메모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수첩에 적는 것보다 S펜을 이용해 메모를 하면 입력 시간이 빠르고 나중에 참고 하기도 좋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서 엑셀이나 파워포인트로 데이터를 입력 하거나 표를 만들어야 한다면 손가락을 이용한 투박한 터치 방식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S펜이라면 세밀한 조정이 가능하기에 좋을 것이다. S펜이 기존 방식에 비해 차별성을 가져다 준다는 의미이다.
요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꽤 보인다. 진부한 혁신성에 대한 논란 외에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 중국 기업들의 스마트폰 가격 경쟁, 기술 격차 축소 등 삼성전자 앞에 놓여 있는 이슈는 녹록한 것들이 없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그들만이 갖고 있는 S펜이라는 자산을 활용한다면 현재의 어려움을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다만 그것이 실효성 떨어지는 잠금해제에 적용 되기보다는 소비자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가 소비자들의 요구(Needs)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기업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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