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제공 사업자와 통신망 사업자간의 망 이용료 분쟁 !
현대 사회에서 공짜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모든 서비스와 물품의 공급은 대가를 수반한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 운전자는 통행료를 낸다. 그러나 국도를 이용하는 사람은 통행료를 내지 않는다. 정부가 국민들이 낸 세금을 재원으로 국도를 만든 점을 고려하면 이 경우에도 운전자는 실질적으로 국도 이용 비용을 부담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통신망을 이용 함에 따른 대가 논란 역시계속되어 왔다. 특히 통신망이 이용자와 콘텐츠 제공 사업자 모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양면 시장에 있기에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통신사업자들은 콘텐츠 사업자(예: 포털)들이 통신망을 이용해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기에 대가를 내야 하고, 그래야 통신망 고도화 투자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반면 콘텐츠 사업자들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서비스 이용을 위해 인터넷에 가입 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얘기한다. 또한 자신들은 서버 연결을 위해 인터넷 전용회선 요금까지 지불했다고 토로한다.
이와 같은 논란의 여파로 2012년에 모 통신사업자가 특정 스마트TV의 통신망 접속을 차단 시킨 사례가 있다. 물론 정부의 개입으로 5일만에 차단이 풀렸으나 통신망 이용료 이슈는 여전히 잠재되어 있는 논란 사항이다.
한치 양보없는 사업자간의 분쟁, Source: Clip art
미국의 넷플릭스(Netflix)가 컴캐스트(Comcast)와 망 이용료 계약을 체결했다 !
넷플릭스(Netflix)는 인터넷망을 이용해 VOD(Video On Demand,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기업이다. 전 세계에 5천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VOD 서비스 사업자이다. VOD 콘텐츠의 대용량 특성상 넷플릭스는 통신망에 많은 트래픽을 유발 시킨다. 샌드바인이라는 기업의 조사에 의하면 넷플릭스가 미국 인터넷 트래픽량의 1/3이나 차지 한다고 한다.
컴캐스트(Comcast)는 케이블TV 사업자로서 미국 최대의 인터넷 사업자이기도 하다. 약 3천 4백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이 약 35% 수준이다. 최근 2위 사업자인 타임워너케이블까지 인수 했기에 명실공히 미국 최대의 인터넷 사업자 지위를 갖고 있다.
이처럼 미국 시장 내에서 콘텐츠 제공 사업자와 통신망 사업자를 대표하는 양 기업이 통신망 이용료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따라서 그 배경 및 실체가 궁금해진다. 또한 그 영향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파급 될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와 컴캐스트 간에 상호접속망을 연결하고 이에 대해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
컴캐스트의 초고속 인터넷 이용자들은 넷플릭스의 VOD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불편을 겪어 왔다. 서비스 이용 중에 자꾸만 버퍼링(Buffering)이 걸려 화면이 정지되니 영화 감상의 흐름을 방해 받았던 것이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컴캐스트와 넷플릭스에 불만을 제기했고, 양사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협의를 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첫번째 방법은 넷플릭스의 서버를 컴캐스트사의 데이터센터(IDC, Internet Data Center)에 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컴캐스트 이용자들의 넷플릭스 접속 속도가 향상된다.
두번째 방법은 넷플릭스와 컴캐스트 데이터 센터간에 직접 회선을 연결하는 것이다. 그동안 인터넷 백본 또는 교환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Level 3나 Cogent사를 통해 연결 되었던 것을 양사간 직접 연결하니 속도가 빨라질 수 밖에 없다.
세번째 방법은 컴캐스트 인터넷 망에서 넷플릭스 트래픽을 우선 전송해 주는 것이다. TCP/IP 인터넷 프로토콜에서의 TOS(Type Of Service) 등을 이용해 구현하거나 별도의 장비를 구축하면 된다.
해외 언론 보도를 보면 위 3가지 방안 중 두번째 방법이 채택 되었다. 넷플릭스와 컴캐스트 간에 직접 연결을 했으며, 이를 상호접속(Interconnection)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망 이용료라고 표현된 것의 실체가 상호 접속료로 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간 상호접속망 연결이 망 중립성 원칙에 위배되는 것일까 ?
망 중립성은 Network Neutrality라고도 하며, 통신망을 이용함에 있어 아무런 차별이 없어야 된다는 철학을 견지한다. 정부에서 2011년 12월에 발표한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를 "투명성", "차단 금지", "불합리한 차별 금지"로 표현하고 있다.
투명성의 원칙은 모든 내용이 이용자에게 공개되어 이용자들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단 금지는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 하고는 망에 위해가 되지 않는 기기 또는 장치를 차단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이다. 불합리한 차별 금지는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또는 제공자 등에 따라 트래픽을 차별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 세가지 원칙 중 넷플릭스와 컴캐스트간의 사례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 금지이다. 양사 간에 상호접속망을 연결한 것이 다른 서비스를 불합리하게 차별한 것이냐가 관건이다.
그러나 상호접속망이 구축 되었더라도 컴캐스트 전체 인터넷 망에서의 소통 원칙이나 운영은 변함이 없다. 단지 넷플릭스와 컴캐스트 간의 트래픽이 양사가 유료로 구축한 전용망을 통해 소통 되는 것이다. 대용량 트래픽을 유발하는 넷플릭스 트래픽이 컴캐스트의 일반 인터넷 망에서 줄어 들었으니 오히려 일반 인터넷 서비스의 품질이 향상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일부 언론에서 양사간 상호접속망을 연결한 것이 망중립성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 보도하고 있으나 실제와는 차이가 있는 견해이다. 소비자 단체 등에서도 위의 사례가 망 중립성과 관련 없다고 판단한다.
대용량 서비스 증가에 따라 미래에 발생 될 수도 있는 현실 !
넷플릭스와 컴캐스트는 모두 미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다. 따라서 대한민국과 직접적인 연관 관계는 없다. 그러나 망 중립성 원칙이 만들어진 미국에서의 변화이기에 이는 얖으로 전 세계로 그 영향이 파급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영화 등의 콘텐츠는 HD급이 대세이나, 이보다 4배 높은 용량의 UHD(Ultra HD) TV가 활성화 되면 콘텐츠 용량 역시 증가 될 것이다. P2P로 다운로드 받는 영화의 용량이 현재 5기가 바이트 수준인데 12기가 바이트 수준으로 증가 될 것이다. 포털의 스포츠 중계 방송 역시 UHD급으로 증가 될 것이다.
현재 원활하게 이용중인 인터넷 통신망에 정체가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일부 콘텐츠 사업자들은 서비스 속도 향상을 위해 넷플릭스처럼 통신사업자와 자사의 데이터 센터를 직접 연결 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두 기업간의 사적인 영리 계약이니 대가가 수반될 것이다.
앞으로 언제 이러한 미래가 도래할지, 중간에 다른 변수가 생길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넷플릭스와 컴캐스트간 사례를 보면 앞으로 콘텐츠 제공 사업에 큰 변화가 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콘텐츠 사업자와 통신사업자가 서로 협의하여 최적의 상생 모델을 찾을 필요가 있다. 그 형태가 과연 어떤 것이 될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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