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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자선기부와 혁신 기술가 지원 중 뭐가 더 좋을까?

by SenseChef 2014. 3. 26.

물고기를 주기 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 줘라 !

 

필자가 회사에서 사회공헌 업무를 수행한 적이 있다. 이 때 사회적 기업 한 곳을 설립 했는데 당시 화두가 되었던 것 중의 하나는 돈만 주는 단순한 기부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회적 약자인 취약계층에게 돈만 주면 금방 써 버리나 그들에게 돈 버는 방법 자체를 알려 주면 기부금을 밑천으로 계속 자생 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른바 "물고기를 주기 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 줘라"라는 격언의 실행이었다.


그런데 어떤 형태로든 기부 자체는 큰 가치를 갖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사람이 구글을 공동 창업 후 현재 CEO까지 맡고 있는 래리 페이지(Larry Page)이다. 이는 또 다른 세계적 거부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Bill Gates)나 투자법인을 이끌고 있는 워렌 버핏(Warren Buffet)이 보여주는 기부 활동과 극명하게 대비 되는 것이기에 관심을 끈다.


그렇다면 레리 페이지는 왜 단순한 기부 활동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걸까 ? 그의 생각이 타당한 것일까 ?


기부 활동의 방법에 대한 고민, Source: Clip art



구글 창립자 레리 페이지의 고아원 기부와  혁신적 기술자 지원 사이의 고민 !

 

구글의 레리 페이지는 최근 인터뷰에서 사회 공헌 관련 그의 견해를 다시 한번 밝혔다. 그는 단순한 기부는 지양하고 그 돈을 혁신적인 기술가(Techie) 지원에 사용하라고 권고 한다. 다음은 그의 발언들이다(출처: Deseret News).

레리 페이지는 비 영리 분야보다는 혁신적 기술가에게 돈을 주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Larry Page says don’t give your money to a nonprofit, give it to a techie.


혁신적 기업들이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보아 왔다.  그런데 대부분의 회사가 혁신적이거나 문제를 충분히 빨리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Page says he sees revolutionary companies as solving the world’s problems, and he doesn’t think most companies now are innovative or radical enough


사람들은 기업이 기본적으로 나쁜 존재라고 비난한다. 이러한 견해가 일정 부분 맞다고 생각한다. 기업들은 그들이 50년전, 20년 전에 해 왔던 것처럼 점진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우리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기술 분야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혁신적인 변화일 뿐, 점진적인 것은 아니다. 

“Most people think companies are basically evil. They get a bad rap. And I think that’s somewhat correct,” Page said. “Companies are doing the same incremental thing that they did 50 years ago, 20 years ago. That’s not really what we need. Especially in technology, we need revolutionary change, not incremental change


 

혁신적 기술가 지원 시 세상이 편리하게 바뀌어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 !

 

레리 페이지가 생각하는 혁신적인 기술가는 SpaceX와 테슬라 자동차(Tesla Motors)를 설립한 Elon Musk이다. 그가 미래를 통찰하는 혁신적인 기술가이기에 그에게 자신의 돈을 기부하면 사람들의 전반적인 삶의 질이 향상 되고 또 다른 기술적 혁신을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라 그는 생각하는 것이다.


돈을 바라보는 자본가나 기업가들의 첫번째 속성은 투자 효율성이다. 이는 돈을 굴려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돈이 다시 들어 올 것이냐의 여부이다. 이를 기부 활동으로 본다면 동일한 돈을 이용해 최대의 사회공헌 효과를 보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래리 페이지가 갖는 기부에 대한 생각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만약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돈이 없어 창업을 못하고 있었을 때 기부를 통해 애플이라는 공익재단법인이 만들어졌다면 세상의 기술적 혁신은 좀 더 빨라지고, 애플이라는 기업의 성격 역시 분명 달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속성상 기업은 주주 이익만을 우선 시 할 가능성이 높다 !

 

그러나 혁신적 기술가에게의 기부금 전달이 그리 환영할만한 일은 아니다. 만약 레리 페이지가 Elon Musk에게 자신의 돈을 기부한다면 이는  영리기업인 SpaceX나 테슬라 자동차에게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Elon Musk는 좀 더 강력하고 멋진 우주선을 SpaceX사를 통해 만들 것이다. 또한 실용적인 무공해 전기 자동차를 테슬라 자동차를 통해 만들어 낼 것이다. 두 기업은 실적도 좋아 세계적 기업에 이름을 올릴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 이익이 어디로 갈까 ? SpaceX나 테슬라 자동차가 영리기업인 이상 그들은 기업의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다. 처음부터 비 영리 재단법인이 아니었기에 그들의 활동 목적의 기본에는 영리 추구, 사익 추구가 깔려 있는 것이다.


물론 그들이 기부금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세상을 밝게 비출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만들어 내는 우주선과 전기 자동차가 너무 비싸 일반인들보다는 부자들만 이용할 수 있다면 생각이 달라진다.


기부 활동의 목적이 어떤 형태로든 사회적 기여를 하는 것인데 혁신적 기술가를 통해 절반의 성공 밖에 거둘 수 없음을 의미한다.

 

 

혁신적 기술가에 대한 기부 ! 향후 공공의 이익이 담보될 때 비로소 가치를 갖게 된다 !

 

레리 페이지가 갖고 있는 기부에 대한 그의 철학에 대해 절반의 동의와 절반의 반대를 동시에 갖게 된다.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 역시 돈의 흐름을 잘 아는 자본가요 기업가인데 그들은 여전히 기부 활동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그들이 레리 페이지만큼 사회적 의식이 없거나 사회 공헌 활동을 적게 하는 사람들도 아니다.


따라서 레리 페이지가 주장하는 혁신적 기술가에 대한 기부 역시 액면 그대로의 운영보다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사회공헌을 위한 기부금을 받았다면 나중에 그 돈이 사회적 가치 극대화에 쓰일 수 있도록 혁신적 기술가 또는 그 기업에 대한 일정 부분의 사회적 통제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NGO 등이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도 그러한 방법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제 기부 활동도 전략적으로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단순한 기부금 전달 또는 전시적 기부 활동에 대해 냉철한 비판과 반성이 필요 하다.


국내에서도 혁신적인 기술가에 대한 기부라는 성공 스토리(Success Story)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이를 통해 사회, 경제적인 큰 변화가 이루어진다면 창조 경제 역시 실현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부 활동의 진정성과 효과 극대화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진정한 기부 활동을 바라는 대중의 기대가 하루 빨리 실현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