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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어르신 프로그램이 드라마까지 제치는 시청률의 맹점

by SenseChef 2014. 3. 27.

월화 드라마를 가뿐히 제치는 어르신 대상 '가요무대'의 시청률 어떻게 봐야 할까 ?

'가요무대'라는 프로그램은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즐겨 보시는 가요 프로그램이다. 필자의 부모님 역시 '가요무대'가 시작되는 월요일 밤 10시에는 채널을 KBS1에 고정하고, 다른 방송 프로그램은 보실 생각이 전혀 없으시다.

그런데 최근 시청률 관련 자료를 보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드라마간 경쟁이 치열한 월요일 밤 10시 시간대에 '가요무대'가 10%대의 높은 시청률로 당당히 2위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어르신들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하더라도 '가요무대'가 드라마를 누르고 시청률 2위에 오르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이다.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그 이하 연령대에 비해 절대적으로 많지 않을 것이기에 이러한 시청률 조사 결과는 여러가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또한 현재의 시청률 조사 결과의 일부 왜곡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TV 프로그램의 시청률 조사는 왜곡되어 있는 걸까 ? 그 이유는 무엇일까 ?


시청률 조사에 대한 궁금증, Source: Clip art


  

'가요무대'에 밀리는 드라마의  굴욕일까 ?


국내에서  TV 방송 시청률을 조사하는 2개 기업의 실제 데이터를 조사해 보았다. 2014년 3월 24일 기준의 시청률 집계 결과이다(출처: AGB닐슨, TNmS).


구분

AGB닐슨

TNms

 기왕후(MBC)

 24.4%

 22.4%

 가요무대(KBS1)

 10.8%

 11.4%

 신의 선물(SBS)

 8.8%

 10.0%

 태양은 가득히(KBS2)

 3%대

 3%대


'기왕후'가 절대적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가요무대'는 SBS 드라마 '신의 선물'보다도 시청률이 높다. 특히 '태양은 가득히'는 3%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시청률 상위 20위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필자의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그들 중 '가요 무대'를 시청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월요일 10시 시간대에 드라마 중의 하나를 시청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조사 범위를 넓혀 20대까지 내려가면 '가요 무대'라는 프로그램이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보면 '가요 무대'의 동 시간대 시청률 2위는 이해가 되지 현상이다.



본 방송을 사수하지 않는 젊은 세대의 영향 ! 시청률의 의미를 퇴색시키다.

요즘 젊은이나 중년층은 굳이 TV의 본 방송을 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한창 사회생활에 바쁘고 약속도 많을 그들이기에 해당 시간대에 TV 앞에 앉아 있기 힘들 것이다. 대신 그들은 지난 방송을 언제라도 볼 수 있는 VOD(Video On Demand,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에 높은 가치를 준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생활에서 물러나 은퇴한 어르신들의 경우 월요일 밤 10시에 집에 있으신 경우가 많다. TV를 친구요, 소일거리로 여기시는 그분들이기에 본 방송 사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일 것이다.


따라서 본 방송을 사수하지 않는 젊은 층과, 본 방송을 고수하는 어른들의 TV 시청 행태가 결합되어 시청률 왜곡이 발생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유료방송에서 스마트 미디어로의 시청 수단 이동 효과

시청률 관련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슈는 방송을 시청하는 수단의 변화이다.


스마트폰이나 테블릿 등의 모바일 기기 이용에 익숙한 젊은 층은 TV로 방송을 직접 시청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대신 어디서나 갖고 다니는 자신의 모바일 단말기로 방송을 시청한다. 스마트폰에서의 지상파 DMB 수신, 아프리카TV를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Pooq이나 tving  서비스 이용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런데 기존의 시청률 조사는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의 기존 유료 방송에만 맞추어져 있다. 시청률 조사에서 점차 이용이 늘어가고 있는 스마트 미디어가 아예 고려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 미디어가 빠져 있는 현재의 시청률 조사는 시대에 뒤떨어질 수 밖에 없으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도 못할 것이다.



피플 메터를 이용하는 기존 시청률 조사의 한계 봉착 !

시청률 조사 기관의 시청률 측정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인구 분포율 등을 고려하여 선택된 패널의 가정에 피플메터라는 조사 장비를 설치하는 것이다.


조사 대상 가정에서의 방송 시청은 피플메터를 통해 모두 수집된다. 시간대별로 어떤 방송을 보고 있는지, 집안 내 구성원 중 누가 조작하고 있는지까지 알 수 있게 된다. 그런데 피플메터가 가정이라는 고정 대상에 설치되어야 하니 주요한 시청자 역시 나이드신 분들일 경우가 많다.


또한 피플메터는 조사 대상 가정을 인구통계학적 분포에 맞게 잘 선정해야 하는데, 젊은 층 등을 제대로 포함 시키지 못한다고 한다. 그들이 유료방송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거나 피플메터 설치와 같은 프라이버시 침해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인구 주택 총 조사 시 20세에서 39세의 비율이 35%나 되었다. 그런데 닐슨코리아의 패널 구성을 보면 해당 나이대의 비율이 21%밖에 안된다고 한다. 반대로 50세 이상의 비율은 인구 조사 시 26%인데 시청률 조사 패널에는 무려 41%나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시청률 조사를 위한 표본 집단이 인구통계학적 비율에 맞춰 구성되어 있지 않기에 조사 결과에 왜곡이 발생 될 가능성이 높다.



시청률에 목매는 제작진, 광고주 ! 이제는 시야를 넓혀야 할 때 !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들은 시청률 때문에 무척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프로그램의 인기가 수치로 표현되어 산출 되기에 무한 경쟁이 촉발되고, 방송사들의 매출과도 직결된다. 그들의 최우선 추구 가치가 시청률일 것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높은 시청률은 콘텐츠를 만드는 PD들의 최고의 제작 목표이고, 방송사 역시 이러한 콘텐츠에 목말라 한다.

그런데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현재의 시청률 조사 결과는 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스마트 미디어 이용 증가 등의 사회적 변화 현상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시청률 조사 결과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분위기가 개선 되어야 한다. 왜곡 가능성이 높은 시청률 조사 결과로 프로그램의 가치를 판단하니 시청자들의 마음을 잘못 읽고, 정말 인기있는 프로그램이 홀대 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방송사 및 광고주 모두 시청률에 대한 판단 가치를 재 정립하고 다른 차원에서 이를 바라봐야 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세상의 흐름 변화에 따라 바뀌어야 되는 것은 통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왜곡된 흐름을 보여 줄 수 있는 시청률 조사가 하루빨리 개선되어 시청자들의 진정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