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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스타트업 투자에 거품론 제기되는 이유

by SenseChef 2014. 9. 25.

성공을 가르는 10만원과 1천만원의 차이 !

 

70년, 80년 대에 대박의 꿈을 안고 미국 이민에 나서는 한국인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들의 성공의 운명은 미국 공항에 도착 했을 때 얼마나 많은 돈을 갖고 있었느냐에 달려 있었다고 한다.


미국 공항에 도착 했을 때 단돈 100달러(약 10만원)를 갖고 있는 사람과 1만 달러(약 1천만원)를 갖고 있는 사람 중 누가 성공 했을까 ? 100달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성공 확률이 무척 높았다고 한다.


가족을 모두 이끌고 미국 이민에 나섰는데 수중에 100 달러 밖에 없다면 그들은 곧바로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된다. 부모는 죽기 살기로 돈을 벌고 절약해 결국 성공한다. 성공의 요인이 헝그리(Hungry) 정신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약간 여유롭게 1만 달러를 갖고 있는 이민자는 미국에 도착해서 현지 적응 겸 여행부터 시작한다. 당연히 소비가 먼저 시작되고 안일한 생각을 하게 된다. 직업도 한국에서의 격에 맞지 않는 하찮은 일은 피한다. 나중에 갖고 있는 돈이 떨어져갈 때 마음이 바뀌지만 절박함과는 거리가 있는 상황일 것이다.


이와 같은 사례는 물론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 또한 미국에 도착해 현지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라는 측면에서 여행을 먼저 시작하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단지 성공을 향한 마음 자세 측면에서 절박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례일뿐이다.


그렇다면 벤처 기업인 스타트업(Startup)에게도 이러한 내용이 적용될 수 있을까 ? 스타트업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풍성하게 투자금을 지원해 주는 것이 좋을까 ? 아니면 조금은 힘겹게 살아 가도록 부족하게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 Source: Clip art


 

미국 Startup에 불어오는 또 다른 거품 붕괴의 우려 !

 

미국은 IT 산업의 요람이다. 세상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많은 iT 서비스나 제품이 미국의 수많은 스타트업에 의해 출시 되었다. 따라서 많은 젊은이, 인재들이 성공의 꿈을 쫒아 미국의 스타트업으로 인생을 시작코자 노력한다.


스타트업은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가치를 인정 받으면 벤처 투자가들로부터 필요한 돈을 투자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통계에 의하면 최근 스타트업 투자에 경고 신호가 들어 왔다고 한다.


아래 그래프에서 파란색 띠 그래프는 해당 년도의 벤처 투자 금액(Venture capital Investment)이고 검은색은 스타트업 당 투자된 평균 금액이다.


과거 IT 스타트업에 거품이 최고조로 끼어 있었던 때가 2000년이다. 그런데 2001년 이후 이러한 거품이 붕괴 되어 IT 산업의 퇴조와 불경기를 불러 왔다. 이른바 IT 거품 붕괴론이다.


2014년 최근 통계를 유심히 보자. 벤처 캐피털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금액과 평균 투자 규모가 동반 상승되고 있다. 2014년 2분기에 스타트업당 평균 투자 금액이 116억원으로 그 규모가 무척 크다. 마치 2000년대 스타트업에 거품이 끼어 있던 시대와 유사한 흐름이다.


따라서 통계 수치로만 보면 미국의 벤처 스타트업 투자는 이제 신중해져야 한다. 이미 거품이 상당 부분 끼어 있을 가능성을 우려해야 하는 것이다.

벤처 투자 거품 논란, Source: statista

 

 

많은 돈이 투자되면 흥청망청 해 질 수 있고 위험도도 높아진다는 지적 !

 

Bill Gurley는 새로운 택시 서비스로 유명한 Uber 등에 투자한 벤처캐피털, Benchmark사의 파트너이다. 그는 2000년대의 IT 거품까지 경험한 사람이다.


그는 현재의 스타트업 투자가 위험 수준이라고 진단하고 있다(출처: BI). 스타트업 당 너무 많은 돈이 투자 되어 그들이 이를 흥청망청 사용할 가능성이 높고 손실의 위험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른바 전통적인 기업 가치 평가(Valuation)보다는 투자금 사용 비율(Burn Rate)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많은 돈을 투자받은 스타트업은 자신들의 상황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사업성이 좋을 것이라 판단하여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게 된다. 또한 자신들이 겪는 손실은 사업 초기의 일시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당연히 남아 있는 돈의 투자도 손실보다는 미래의 성공을 위한 교두보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그러나 경기 하락, 예측 실패, 경쟁 악화 등의 악재가 찾아온다면 스타트업은 적자를 내고 벤처 캐피털 투자가는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다.


최근 실리콘 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건물주들은 10년 단위의 장기 임대 계약을 선호하기 시작 했다고 한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것이 IT 거품 평가의 시작이라는 분석이다.


건물주들은 건물 임대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면 당연히 단기 계약을 선호한다. 그러나 현재의 임대료가 높은 수준이고 앞으로 하강될 가능성이 높다면 오히려 10년 정도의 장기 임대 계약을 추진하게 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미국 스타트업에 벌써 거품이 상당 부분 끼어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절제와 균형이 필요한 스타트업의 투자 운영 필요성 !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금액 추이는 자료를 찾을 수 없어 파악이 어려웠다. 그러나 미국처럼 풍부한 투자 금액이 스타트업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 정성적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미국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거품 붕괴론은 남의 나라 얘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 사례가 주는 교훈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도 아이템이 나왔을 당시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았으나 결국 실패한 사례들이 꽤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시티폰과 무선 호출기 사업이다.


공중전화 박스 옆에서 무선으로 통화 할 수 있는 시티폰 서비스는 비싼 휴대폰을 대체할 수 있는 저렴한 통신 수단으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여러가지 불편함으로 결국 사라져 버렸다.


한동안 무선 호출기인 "삐삐"는 이동통신 서비스로서 지금의 스마트폰 산업과 같은 대우를 받았다. 경제 생활을 하는 모든 국민들이 무선 호출기를 갖고 있을 정도였으며, 012, 015라는 Prefix까지 존재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것 역시 휴대폰이 대중화 되면서 점차 사라져 갔다.


만약 시티폰이나 무선 호출기 사업에 투자했던 벤처 투자가나 스타트업 운영자는 나중에 큰 손실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다. 사업성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조만간 깨질 비즈니스 모델이라면 과감한 투자에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벤처 캐피털로부터 투자 받은 스타트업 경영자의 경우 망하더라도 자신에게는 피해가 거의 없다. 벤처 캐피털의 투자금만 사라지고 자신의 시간에 대한 기회 비용 손실만 존재할 뿐이다. 따라서 투자금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투자금의 출처를 떠나 모든 돈은 소중한 가치를 가지며, 경제가 어려울수록 신중한 투자가 더욱 필요하다. 스타트업과 벤처 투자가가 모두 행복해 하는 절제된 투자 성공 사례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