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에 재미 있으면서도 심각한 싸움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양국 정부가 상대방 국가의 기업이 만든 통신용 장비에 정보를 탈취해 가는 스파이 프로그램 코드가 숨겨져 있으니 자국에서 사용치 말라고 권고하고 등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포문은 미국 의회가 열었습니다. 10월초 미국 의회는 자국의 기업들에게 중국의 Huawei나 ZTE 사가 만든 장비들을 구매하지 않도록 권고를 했습니다. 이유는 Huawei나 ZTE 사의 장비에 중요한 정보를 중국으로 빼 돌리는 비밀 프로그램이 들어 있다는 혐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Fiercetelecom.com이 보도한 바에 의하면 중국 제2위의 통신사업자인 China Unicom이 자사의 인터넷 백본망에서 미국 Cisco사의 라우터를 철수 시킬 계획이라고 합니다. 중국의 주요 통신망에 해외 사업자들의 장비를 사용하는 것은 중국 통신망을 마비 시킬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인터넷 백본망, Image source: Computer Language Co., Inc.
위의 두개 뉴스를 개별적으로 놓고 보면 관련성이 없으나 연계 시켜 놓고 보면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대방 국가 기업들을 스파이 혐의로 몰아가고 있는 양상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정말로 보안 관련 신경전인지 아니면 양국간에 통상적으로 나타나는 힘겨루기의 하나인지 궁금해집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
1. 양국간의 정치적 싸움이 통신 장비 영역에서 나타나는 것일 수 있음
미국과 중국은 선진국 중에서도 선진국으로 불리는 G2 위치에서 상호 경쟁 중입니다. 물론 다른 선진국들도 있지만 경제 규모 측면으로 보면 미국과 중국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분야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데, 서로 자국 기업의 이익을 최대화 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양국 정부의 이러한 보호주의 무역 기조를 고려한다면, 자국 기업 또는 산업 보호를 위해 보안상 위험 요소를 과다하게 평가 했을 수 있습니다. 보안상의 위험 요소가 없고 품질도 서로 비숫하다면 가격이 중요한 결정 요소인데, 이 경우 통상 중국 제품이 미국 제품 대비 낙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미국 내에서라도 자국의 제품이 많이 팔리기 원하는 미국 의회가 정치적 목적에서 중국산 제품의 불매 권고를 내렸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면 중국에서는 미국 기업의 제품이 높은 품질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주요 통신망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를 정부 정책으로 점차 중국 기업의 제품으로 바꾸어 나가려는 전략일 수 있습니다.
2. 중국정부의 인터넷 차단 정책에 걸림돌을 제거하려는 중국의 움직임 가능성
중국의 Cisco사 네트워크 장비 제거 역시 중국 정부가 중국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더불어 한가지 더 제기될 수 있는 것은 중국의 인터넷 차단 정책입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새로운 지도층 선정이 진행되던 시점에 지도층에 대한 불필요한 여론이 인터넷에서 형성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 내에서의 구글 서비스를 하루정도 차단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저의 관련 글을 보시려면 누르세요. 중국 앞으로도 인터넷 차단 가능할까?)
국가 단위의 인터넷 서비스를 차단 하기 위해서는 주요 통신망에서 장비의 설정을 바꾸어야만 합니다. 그렇지만 이를 외부로 알리고 싶어하는 곳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주요 통신망에 미국 기업의 장비가 들어있고, 미국이 이들 기업을 통해 장비의 설정 변경 등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비밀 코드들을 숨겨 놓는다면 중국정부에 난처한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차단 행동이 외부로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국 내 주요 통신망에서의 미국 통신 장비의 철수는 중국이 인터넷 차단 정책에서의 보안성 확보를 위함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3. 정말 보안상 위험이 있는지 우리나라에서 객관적으로 자체 검증 할 필요가 있음
미국과 중국간에 벌어지고 있는 분쟁이 정말 보안상 위험이 있는 것이라면 대한민국에는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IT화가 잘 되어 있는 곳이니 중요 정보나 관리체계가 주로 인터넷을 통해 소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의혹을 받고 있는 통신 장비들을 많이 사용하는 한국에서도 보안상 위험 요소에 대한 자체적인 확인 작업이 필요합니다. 보안상 위험 가능성 파악은 남에게 맡길 수 있는 것이 아닌 우리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상과 같이 미국과 중국 정부간에 통신망 장비를 두고 벌이는 싸움의 배경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정치적 목적에서 또는 자국 산업이나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주의 활동일 가능성도 높고, 중국 정부가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양국간의 상호 검증을 기다려 보기에는 대한민국은 직접적인 당사자입니다.
대한민국에도 보안관련 유수의 전문 기업 및 기관이 있기에 이런 곳에서 충분히 이들 기업 및 장비의 보안상 위해 여부를 판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검증한 결과 아무런 위해 요소가 없다는 결론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우리의 삶이 도로에 무수히 설치되어 있는 폐쇄회로TV(CCTV)를 넘어 인터넷 세계에서까지 감시 당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런 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대하면서 글을 맺습니다.
감사합니다.
'IT 동향'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혁신부족 질타 그만, 이젠 애플 격려를 (3) | 2012.11.18 |
---|---|
Win8이 불러올 조립컴, 용산상가의 운명 (39) | 2012.11.16 |
하드웨어까지 넘보는 구글, 우려되는 행보 (4) | 2012.11.14 |
중국! 앞으로도 인터넷차단 가능할까? (0) | 2012.11.13 |
와인 판매로 본 한국 기업의 경쟁력 현실 (0) | 2012.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