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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혁신부족 질타 그만, 이젠 애플 격려를

by SenseChef 2012. 11. 18.

스티브 잡스와 함께 세기적인 IT 기업, 애플을 창업했던 스티브 워즈니악이 애플의 현재 모습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여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애플이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보다도 혁신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인데요, 그동안 애플의 혁신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어 왔기에 새롭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애플에 분명 애정을 갖고 있을 창업자 중 한 명이 이런 비판을 했다는 것은 중요하니 그 의미를 신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티브 워즈니악이 지적한 사항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대한 성능개선에 주력해 왔는데 이건 혁신이 아니다 !

 - (애플 혁신의 주도적 역할을 해 왔던) 스콧 포스톨 부사장의 퇴사는 애플이 혁신에 등을 돌린 것을 의미한다 !

 -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보다 더 혁신적이다 !

 

여러분은 스티브 워즈니악의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요 ? 같이 생각해 보시지요 !

 

 

 

                                              Image source: getlogged.in

 

 

1. 1위 기업에게 혁신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혁신은 후발 기업이 주로 하는 것 !

 

     혹시 파괴적 혁신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 1등을 하고 있는 기업은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서비스나 상품에 큰 변화를 줄 수 없다는 이론인데요, 현실 세계에서 이런 사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요즘 070 인터넷 전화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국내 통신사업자 중 어디에서 이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했을까요 ? 유선통신 3사 중 막내인 LGU+에서 제일 먼저 개시했습니다. 국내에서 명실공히 전화 부문 제 1위 사업자는 KT입니다. 그런데 KT가 070 인터넷 전화를 몰랐을까요 ? 어떤 장점이 있는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KT는 후발사업자보다도 더 잘 알았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KT는 이 서비스를 먼저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070 인터넷 전화 서비스가 KT의 든든한 돈 줄이었던 일반 음성전화 시장을 잠식할 수 있었기에 KT가 앞장서서 이 서비스를 시작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그 결과로 KT는 음성전화 시장에서 계속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LGU+의 070 인터넷 전화는 승승장구 하고 있습니다.

 

     또한 휴대전화 업계 1위였던 노키아가 스마트폰을 개발해 두고도 기존 휴대폰 시장의 잠식 우려 때문에 미루다가 결국 애플에게 선수를 빼앗기고 쇠퇴의 나락에 빠져 있는 것도 좋은 사례입니다.

 

    상기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시장에서 선두에 있는 기업은 항상 후발 사업자들로부터의 거센 도전에 직면합니다. 모난 돌이 정에 먼저 맞는 것처럼 항상 비판과 질시의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존 제품에 대한 성능 개선을 통해 업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것조차 힘든 것은 아닐까요 ? 애플이니 그나마 이 정도로 선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 안드로이드 연합군에 애플은 홀로 대응! 경쟁상황이 더 급박하다 !

 

     스마트 기기시장에서 애플은 대규모 안드로이드 군단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외로운 처지입니다. 안드로이드 군단에는 구글, 삼성전자, LG전자, 펜텍, 모토로라, HTC, ZTE,Huawei 등의 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있고, 각자 영역을 나누어 시장을 점진적으로 잠식 해 나가고 있습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소프트웨어를 개발 합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HTC는 중간 가격대, ZTE나 Huawei는 저가 가격대 스마트폰을 생산하여 시장을 공략합니다. 안드로이드 군단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각 회사에 분담되어 균형을 이루고 있고, 신제품 출시도 용이한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애플은 어떨까요 ? 애플 혼자서 운영체제도 개발해야 하고, 단말기도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렇다보니 운영체제 개발도 더디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폰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애플은 1년에 한개씩 신 모델을 출시 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독자가 애플의 CEO라면 어떤 결정을 할 수 있을까요 ? 하루 하루 밀려오는 압박의 강도가 온몸을 짓누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새로운 제품보다는 어떻게든 기존 제품을 갖고 경쟁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일지도 모릅니다.  

  

3. 스티브 워즈니악은 애플 내부인이 아니다. 일반론적인 충고로 이해 할 필요도 있다.

 

     스티브 워즈니악은 애플을 창업하기는 했지만 초기 애플의 발전에만 기여 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초창기 애플의 발전을 이끌었던 애플II 컴퓨터의 개발까지라고 합니다. 따라서 스티브 워즈니악은 애플의 현재 상황을 잘 모르는 우리들과 다를바 없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창업했던 애플이 스티브 잡스 사후 방향성을 잃고 헤매는 듯하니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일반론적으로 따끔하게 애정어린 충고를 한 것은 아닐까요 ? 

 

4. 애플에 대한 기다림의 미학도 필요하다. 힘들 때 따뜻한 격려가 더 좋을 수 있다 !

 

     애플은 그동안 숨가쁘게 달려 왔습니다. 아이팟, 아이폰, Siri, 애플TV 등 많은 성공과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애플 직원들은 벌써 한참 지쳤을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애플에 쏟아지는 여러가지 비판들은 스티브 잡스가 살아 있었더라도 여전히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업의 성장과 발전 과정, 1위 기업이 가질 수 밖에 없는 필연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애플에게 채찍질보다는 애플이 재 정비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격려해 주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공부 때문에 힘들어 하는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는 것보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훨씬 더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스티브 워즈니악의 애플 혁신성 부족 지적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애플에게 지속적으로 원하는 혁신은 1위 기업이 아닌 후발 사업자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것이며, 애플은 안드로이드 연합군에 맞서 홀로 싸우고 있으니 혁신에 대한 여유가 없을 것입니다. 또한 스티브 워즈니악을 포함한 애플 외부인들의 애플에 대한 평가는 피상적인 것일 수 있으며, 그동안 혁신에 지쳤을 애플은 이제는 따뜻하게 격려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혁신이 멈춰진 기업의 중장기적인 발전은 기약할 수 없습니다. 애플이 이걸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것이며, 우리가 모르고 있는 많은 혁신을 이미 준비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단지 외부에 알리고 있지 않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여기까지 쓴 글을 읽어 보니 제가 열렬한 애플 옹호론자로 보일 수 있겠네요 ! 필자 역시 애플의 단말기 고가 정책, 무리한 납품조건, 폐쇄적인 운영체제 및 협력 구조 등에 대해 비판적입니다. 그렇지만 애플의 IT 산업 발전에 대한 기여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없는 현재의 IT 모습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그동안 많이 지쳤을 애플에 대해 이제는 비판보다는 따뜻한 격려를 보내자는 제안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혁신에 대한 지적 ! 중요합니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한 것이니 이제는 애플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어떨까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