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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Win8이 불러올 조립컴, 용산상가의 운명

by SenseChef 2012. 11. 16.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롭게 출시한 Windows 8 운영체제 ! 주변에서 새롭게 도입된 기능이나 앱에 대해 평가를 많이 하는데요, 정작 Windows 8이 우리에게 불러올지도 모르는 중요한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듭니다.


앞으로도 조립 PC가 존재 할까요 ?  용산에서 컴퓨터를 싸게 살 수 있었던 기쁨은 사라지고 말까요 ? 같이 생각해 보시지요 !





                                올인원 PC, Image source: metrosauce.com



1. Windows 8은 조립 컴퓨터 시대의 종료 버튼을 누를 수도 있음


     데스크탑 컴퓨터의 묘미는 무엇보다도 자신이 원하는 사양으로 쉽게 조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Windows 7까지는 컴퓨터 부품 전문매장에서 필요 부품을 구매한 후 조립하면 브랜드 데스크탑 PC 대비 10%~20% 정도 저렴하게 컴퓨터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롭게 나온 Windows 8은 터치기반 방식의 운영체제입니다. 터치 방식의 하드웨어는 모니터 화면과 접촉 센서간의 튜닝, 휴대성을 높이기 위한 얇은 구조가 필수적이어서 올인원(All-in-one) PC 형태가 적합한데, 특성상 소비자가 조립에 직접 관여하기 어렵습니다. 테블릿 단말기를 조립한다고 할 때 소비자가 케이스만 구매해서 LCD를 따로 조립하기도, 메인보드와 CPU를 조합하기도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데스크탑 PC의 운영체제가 마이크로소프트의 계획대로 Windows 8으로 완전히 전환 된다면 앞으로 조립 컴퓨터의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2. 운영체제 번들, 일체형 제품 전환으로 불황기 소비자들의 컴퓨터 구매 부담 증가 


     조립 컴퓨터가 아닌 올인원 PC는 대부분 컴퓨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이런 기업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와 운영체제의 번들 사용 계약을 맺고 있어 컴퓨터 출고 시 운영체제를 제품 가격에 포함시켜 나옵니다. 따라서 올인원의 Windows 8이 시장의 대세로 확실히 자리잡는다면, 소프트웨어 번들에 따른 비용이 추가되어 컴퓨터 평균 구매가격의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부담은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가뜩이나 얇아진 소비자의 지갑을 더욱 가볍게 만들 것입니다.


3. 컴퓨터는 더 이상 영세 자영업자의 영역이 아닌 대기업만 생존 가능한 영역, 시장 재편의 신호탄


     데스크탑 컴퓨터 CPU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인텔과 AMD ! 이중 AMD의 매각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력한 인수 대상자가 삼성전자라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왜 이런 소문이 나오는 걸까요 ? CPU가 x86 계열에서 저전력의 ARM 계열로 옮겨가는 것도 영향을 주었겠지만 조립 PC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작용했을 듯 합니다. 브랜드 PC에서 대부분 인텔 CPU를 쓰고 있고 이러한 선호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에 조립 PC가 사라지는 시대가 온다면 AMD의 생존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올인원 PC가 주력이 된다면 용산에 있는 많은 컴퓨터 판매점들이 살아 남을 수 있을까요 ? 조립 및 다양성 추구가 아닌 단순히 올인원 PC를 재판매하는 것은 가격이나 상품 측면에서 경쟁력이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오프라인이 옥션 등의 온라인 상점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반 사항들을 고려한다면 컴퓨터 사업은 이제는 규모와 범위의 경제를 갖추고 있는 대기업만의 영역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상과 같이 Windows 8이 불러 올 올인원 PC의 등장에 따른 조립 PC 시대의 종료, 소프트웨어 구매 부담 증가, 대기업으로의 데스크탑 시장 재편 가능성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분명히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이고 실제로 실현이 된다면 기존의 데스크탑 PC 생태계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아 우려가 됩니다. 용산 전자상가에서 조립 컴퓨터를 생계 기반으로 삼았던 많은 자영업자분들이 생업을 잃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조립 컴퓨터로 나만의 PC를 꾸밀 수 있었던 손맛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아쉬움도 큽니다.


그러나 Windows 8 사용자들이 터치 방식 인터페이스를 주로 이용하지 않고, 전통적인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한다면 올인원 PC가 대세가 되지 않을 것이며, 필자가 위에서 예상한 시나리오는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을 예상하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Windows 8에서 시작버튼까지 없애면서 애플 등과의 경쟁을 위해 터치 방식의 테블릿 컴퓨팅 환경을 적극 유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Windows 8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과 이용 행태를 지켜보면 향후 방향성이 명확히 보이겠지요.


그리고 만약 터치 방식이 대세가 된다면, 용산에 있는 경험 많은 전문가나 부품 업체가 부품 선택 및 교체가 용이한 올인원 PC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조립 컴퓨터의 시대, 용산전자 상가의 시대를 계속 존속 시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글을 쓰면서 묵묵히 지금까지 도와 주고 있는 데스크탑 PC를 봅니다. 손떼 묻은 키보드와 먼지 묻은 본체가 싫지 않습니다. 내가 마음에 들었던 케이스, 메인보드와 CPU, 하드 디스크를 내장하고 있는 조립 컴퓨터는 나의 애용품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조립 컴퓨터의 시대가 계속 될 수 있기를 기대 하면서 글을 맺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