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빠진 청소년, 돈을 주고 그만 두도록 하는 것이 좋은 걸까?
최근 미국의 한 아빠가 10대 딸의 페이스북 이용을 중단시키고자 딸과 계약를 체결했다. 그리고 보상금으로 20여만원을 지급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출처). 딸과의 약속에 계약서가 등장하는 점도 놀랍지만, 금전적 보상으로 청소년의 페이스북 이용을 차단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지 궁금해진다.
페이스북을 위시한 SNS 서비스들은 청소년들에게 왜 그리도 중요한 걸까 ? 한국적 정서에 맞는 적절한 통제 방법은 무엇일까 ?
청소년들에게 인기있는 페이스북, Source: facebook.com
페이스북은 꾸미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안성맞춤인 서비스 !
아이들이 성장하여 청소년이 되면 갑작스럽게 외모와 이성, 친구에 대한 관심이 증가된다.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친한 친구들이 생기고, 이들과 끊임없이 교류한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자랑과 과시 욕구가 높아지고, 친한 친구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고 싶어진다.
이런 청소년들의 욕구를 잘 해소시켜 줄 수 있는 SNS가 바로 페이스북이다. 그들은 페이스북에 올리는 사진과 메시지들을 통해 자신의 자랑스런 일상을 전파하고, 친구들이 눌러주는 "좋아요" 횟수에 기뻐하고 감동을 받는다. 친구들과의 페이스북 교류가 단순한 서비스 이용이 아닌 청소년 자신들의 욕구를 표출해 주는 최상의 서비스라는 의미이다.
청소년에게 페이스북의 단절은 친구 관계의 단절도 의미한다. 따라서 갑작스런 이용 중단은 쉽지 않다.
페이스북 이용은 친구와의 관계 형성이라는 의미도 있다. 학교에서, 학원에서의 만남도 있지만 페이스북에서의 호응과 격려, 주고 받음을 통해 친구 관계가 돈독해지고 더욱 친해지기도 한다.
따라서 페이스북을 많이 이용하는 청소년에게 서비스를 갑작스럽게 중단하도록 하는 것은 그들의 친구 관계를 끊으라는 얘기일 수도 있다. 부모가 자녀의 페이스북 이용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음을 의미한다.
금전적 보상을 통한 페이스북 중단은 청소년에게 그룻된 문제 해결 방법을 심어 줄 가능성이 있다.
페이스북 이용 중단을 조건으로 청소년에게 금전적 보상을 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 청소년들이 이런 경험을 하게 된다면 그들은 "모든 것은 돈으로 해결 할 수 있다"라는 그릇된 가치관을 가질 수 있다. 페이스북 서비스 이용 중단이 자신을 위한 것인데 오히려 부모한테 금전적 보상을 받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청소년이 돈을 노리고 트위터에, 카카오톡에 빠져 든다면 모든 걸 계속 돈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 선의의 의도를 악용하는 사람은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막기 어렵다. 그렇지만 한참 가치관이 형성되는 청소년에게 금전적 방법을 이용한 행동 통제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페이스북 이용방법의 조언이 필요한 청소년, Source: pixabay.com
부모의 제한적인, 한시적 참여를 통한 페이스북의 올바른 이용 유도가 최선의 방법이다.
페이스북 서비스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온라인이라는 매체를 통해 친구들과 쉽게 연락을 주고 받고, 기록을 남기니 좋은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를 잘못된 방법과 방향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군중 심리에 휘말리기 쉬운 아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특정 친구를 공격 하거나 잘못된 내용을 퍼뜨리기도 한다. 그런데 페이스북을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자신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부모가 페이스북 메시지를 볼 수 있다면 청소년들은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다.
청소년이 자신의 부모와 페이스북 친구 맺기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다. 그러나 강압이 아닌 대화로 SNS의 오용에 따른 위험성을 알려줘야만 한다. 그리고 부모는 친구 맺기를 한 이후 사사건건 페이스북 메시지에 대해 간섭해서는 안된다. 정말로 중요한 것들에 대해, 청소년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만 조언을 하는 것이 좋다.
부모의 페이스북 참여가 한시적인 기간 동안이라면, 자신의 올바른 페이스북 이용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 된다면 청소년들은 부모의 페이스북 친구맺기를 받아 들일 가능성이 높다.
페이스북은 SNS 서비스의 하나이다. 청소년 중에는 페이스북 대신 Band나 카카오스토리, 트위터를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위에서 얘기한 사항들은 페이스북이 아니더라도 모든 SNS 서비스들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SNS 이용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청소년들 ! 이들에게 갑작스런 SNS의 사용 중단은 현실적이지도 실효적이지도 않다. 따라서 부모가 청소년과의 합의를 통해 한시적인 기간동안 SNS의 올바른 사용방법을 알려주자. 그것만이 한국적 정서에 가장 적합한 교육 방법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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