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남의 탓이다.
세상에는 기회주의적인 사람들이 많다. 뭔가 잘 될 때는 자신들이 다 했다고 자랑하기 바쁘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떠 넘기기 위해 동분서주 한다. 이런 행동들을 인간의 본성이라고 자기 합리화를 할 수도 있으나 이로 인해 손해를 보는 사람들은 억울 할 것이다.
최근 모 방송사에서 야당 대통령 후보였던 의원의 사진을 부적절하게 사용해 문제가 되었다. 그런데 방송사는 이 사건의 책임을 말단 직원에게 떠 넘기고 있다(출처). 일부에서는 한술 더 떠서 여직원이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남의 탓이라고만 하는 사회적 풍조는 개선 될 수 없는 걸까 ? 어떤 해결책이 있는 걸까?
실수를 바라보는 여러가지 시각
방송화면 편집 오류를 말단 직원만의 실수라고 몰아 가서는 안 된다.
해당 방송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그래픽 작업 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한다. 따라서 문제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말단 직원에게로 모아진다. 실제로 그 직원이 문제의 원인을 제공 했으니 그가 비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직원만이 비난을 받아야만 하는 현재 상황이 아쉽다. 직원은 회사라는 거대한 톱니 바퀴에서 단지 일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유기적인 조직 체게 ! 따라서 말단 직원의 실수도 기업이 책임져야 한다.
조직에 문제가 있으면 조직의 장이, 정부 부처에 문제가 있으면 장관이 책임지고 물러난다. 그들은 밑에 있는 직원들이 문제를 일으킬 때 이를 직접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모든 문제의 책임을 자신이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비난도 대신 받는다. 멋있고 용기 있는 행동이다.
그런데 이번 방송사 사고의 경우 말단 직원 외에 방송사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방송사가 실수에 대한 전체적인 책임을 지지 않고 방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시청자들의 방송사에 대한 비난은 더욱 거세질 수 밖에 없다. 이런 경우 시청자들을 탓해야 할까 ? 아니면 방송사를 탓해야만 하는 걸까 ?
실수가 내부 통제 시스템에 의해 걸러지지 않는 기업은 조직 체계에 큰 허점이 있음을 의미한다.
기업은 사람들로 구성된 유기적 조직체이다. 그 안에는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위해 상호 통제와 견제, 점검과 균형이 있다. 설령 한 직원이 실수를 하더라도 이를 걸러 낼 수 있는 여러 단계의 점검 및 확인 과정을 갖는다. 공공성과 공정성이 중요한 방송사의 경우 이러한 관리 체계는 더욱 엄격 할 것이다.
그런데 방송사에서 대형 실수가 발생했다. 외부인들이 해당 방송사를 비난 하기에 앞서 방송사는 크게 놀라 자신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방송사는 말단 직원 탓만 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해당 방송사에 대햔 신뢰도가 더 떨어질까봐 걱정이 된다.
왜 직원이 아니라 여직원의 문제로 몰아갈까? 남녀 구분이 아닌 개인일뿐인데 !
금번 사안을 보면서 안타까운 점은 또 있다. 실수를 저지른 직원을 굳이 여직원이라 부르는 것이다. 실제로 그래픽 작업을 여직원이 처리 했으니 여직원 사건이라 부르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직원이 여자인지 남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직원으로만 표현해도 충분하다.
따라서 금번 사안을 "말단 여직원의 실수"가 아닌 "말단 직원"의 실수로 보자. 그것만이 금번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번 건을 대선 시기에 있었던 다른 여직원 사건과 연계시키고자 하는 나쁜 의도에 동조하지 말자.
향후 이 사건이 어떤 식으로 풀려 나갈지 궁금해진다. 문제 해결 과정을 지켜 보면서 시청자들은 해당 방송사에 대해 다시 실망할 수도, 신뢰를 회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소비자들은 실수를 과감히 인정하고 개선해 나가는 기업에겐 멋진 박수 갈채를, 책임 회피에만 급급해 하는 기업에겐 등을 돌린다. 방송사가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부디 현명하고 멋진 선택을 하길 바란다. 그들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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