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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삼성의 S급 인재 확보전략은 실패한 걸까?

by SenseChef 2013. 3. 27.

천재에서 악동으로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S급 인재의 변신 !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전문 기업이다. 소프트웨어 역량도 갖고 있으나 하드웨어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열악하니 이런 평가를 받곤 한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그동안 소프트웨어의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 전문가들을 영입해 왔다.


그 중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사람은 2011년 8월에 입사했던 스티브 콘딕(Steve Kondik)이다. 그런데 이 사람에 대한 평가가 재미있다. 영입 당시의 신문 기사 제목은 그를 “천재”로 표현했는데, 최근 삼성을 떠난다는 기사에서는 “악동”으로 묘사되어 있다.



"안드로이드 천재 반항아, 삼성전자 SW 개발자로", 2011년 8월 17일 (출처)

"삼성 떠나는 악동 개발자, 갤럭시 S4는", 2013년 3월 26일(출처)

  

제목을 통해 왠지 스티브 콘딕의 영입이 삼성전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고, 그들에게 문제만 일으켰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삼성전자의 인재 영입 전략에 차질이 생긴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우려가 된다.


삼성전자의 인재 영입을 통한 소프트웨어 강화 전략은 문제가 없는 걸까 ? 개선 방법은 무엇일까 ?






세상을 바꿀 수도 있는 인재의 번뜩이는 아이디어, Image source: wikimedia.org




삼성전자의 “S급 소프트웨어 인재” 전략의 실패 가능성 !


2011년 7월,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은 “소프트웨어 기술과 S급 인재, 특허를 3대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이를 당장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출처). 그러면서 “5년, 10년 후를 위해 그것들을 지금 당장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장기적 비전을 제시했다. 당시의 현실을 반영한 그룹 회장으로서의 현명한 판단과 지시였다.


이러한 배경 하에 뽑았던 인력 중의 한명이 스티브 콘딕인데 그가 불과 2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삼성전자를 떠나는 것이다. 


물론 미국인들은 한국인들처럼 평생 직장이란 개념을 갖고 있지 않다. 자신의 이익과 추구하는 바에 따라 쉽게 이직을 하는 문화를 갖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1년 6개월 간의 삼성전자 근무 기간을 길거나 짧다고 단순 평가할 수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은 S급 인재로 영입했던 사람이 그의 꿈을 펼치기에는 지나치게 짧은 시간이다. 그리고 스티브 콘딕은 S급 인재의 상징적 인물이었기에 그의 조기 퇴사는 삼성전자의 인재 운영 전략의 실패라는 느낌마저 든다. 



튀는 인재를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삼성전자의 문화는 보수적일까에 대한 반성


인재 확보와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은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인재를 데려와도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그는 인재가 아닌 평범한 사람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건희 회장 역시 동일한 취지의 다음 발언을 했다.


S급 인재를 뽑는데서 그치지 말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특히 소프트웨어 인력은 열과 성을 다해 뽑고 육성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면이 이슈가 되는 걸까 ? 


삼성전자가 스티브 콘딕의 야망과 이상을 다 담을 수 있을 정도로 큰 그릇을 제공하지 못했거나, 그의 튀는 아이디어를 경영진들이 수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어쩌면 이질적인 문화권에서 온 전문가를 온전히 그들의 식구로 받아 들이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퇴사의 이유는 물론 스티브 콘딕과 삼성전자가 알 것이다. 외견상 보이는 퇴사 이유 외에, 삼성전자가 진정 인재의 능력 발휘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했었는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받아 들이지는 못했는가에 대한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  



"갤럭시S4의 하드웨어는 우수한데 사용은 불편하다"는 그의 신랄한 비판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스티브 콘딕은 삼성전자를 떠나면서 쓴 소리를 했다. 삼성전자가 새로 출시하는 갤럭시S4가 하드웨어만 우수한 제품이라는 평가가 그것이다. 특히 눈동자 인식을 통해 스크롤을 하는 "스마트 스크롤" 기능은 그를 화나게 만든다고까지 표현했다.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날카로운 비평이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필자는 아직 스마트 스크롤 기능을 써 보지 못했다. 그러나 스마트 스크롤 기능이 그리 현실적일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이 기능을 많이 써 본 스티브 콘딕의 평가가 그렇게까지 나쁘다면 삼성전자는 스마트 스크롤 기능에 대해 재 검토 해야만 한다. 스마트 스크롤이 갤럭시 S4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데, 평가가 나쁘다면 그건 갤럭시 S4 전체의 나쁜 평가로 연결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는 삼성전자의 숙명 ! 이번 사례를 교훈 삼아 더욱 발전 시켜 나가야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은 삼성전자가 확고한 글로벌 리더 기업이 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만 하는 필수 자산이다. 다른 기업들이 쉽게 따라올 수 있는 하드웨어로는 차별화를 이루기 어렵다. 특히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턱밑까지 추격해 오는 중국 기업들은 삼성전자에게 크나큰 위협 요인이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스티브 콘딕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이를 자신들의 도약을 위한 지렛대로 이용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4의 하드웨어 편향성, 인재 운영 전략 문제, 기업 문화의 경직 가능성에 대한 내외부의 지적을 삼성전자가 열린 자세로 받아 들여야 한다는 얘기이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소프트웨어에서도 강자가 될 수 있을 것인지는 현재 위치에 대한 통렬한 자기 비판에서 시작 될 수 있다. 부디 삼성전자가 이번 사례가 주는 의미를 곱씹어 보고 이를 통해 한층 더 성장 발전하여 소프트웨어 강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