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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진정한 경쟁력,아날로그에서 찾아야 하는 이유

by SenseChef 2013. 3. 28.

아날로그보다는 디지털이 좋다 ?

1970년대의 손목 시계는 태엽에 의해 돌아가는 완전 아날로그 시계였다. 흔들어서 태엽을 감아 주지 않으면 시간이 멈춰버리는 완전 수동식이었다. 그러나 시계의 정밀도가 낮아 라디오에서 나오는 매시 시보에 따라 시간을 맞춰 줘야만 하는 단점도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카시오에서 디지털 전자 손목 시계가 나왔다. 작고 가벼우며 전지에 의해 동작하는 디지털 시계는 기존 아날로그 시계의 단점을 모두 해소 시켜 주는 멋진 제품이었다. 그래서 “디지털이 좋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후 디지털 라디오나 디지털 TV도 우리의 생활을 정확하고 편리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치 디지털화가 행복한 세상을 위한 전제조건인 것처럼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급속도로 진행된 디지털화에서 사람들은 피로감을 느꼈다. 디지털화가 가져 온 메마른 삶이 싫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그런 의문이 든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중 어떤 것이 좋은 걸까 ?




정확하고 명료한 디지털 시계, Source: wikipedia.org





친근함을 주는 아날로그 시계, Source: wikipedia.org






현대인들은 디지털보다 아날로그 방식을 더 선호한다. 친근감과 여유로움의 상징 !

요즘 시계점에 가 보면 숫자로만 시간이 표시되는 디지털 손목 시계는 찾아 보기 어렵다. 또한 고급 시계의 대부분은 바늘로 시간을 표시하는 복고형 손목 시계들이다.

주변 지인들에게 손목 시계를 사게 되면 어떤 시계를 원하느냐고 물어보면 그들은 한결같이 아날로그 방식을 선호한다.

그들이 얘기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아날로그 시계는 왠지 친근감이 느껴지는 반면 디지털 시계는 숫자로 표시 되어 있어 딱딱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디지털보다 아날로그 방식에 더욱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자동차 유량계가 숫자로 표시되면 쉽게 그 의미가 파악될까 ? 아니다. 아날로그가 훨씬 직관적이다.

운전할 때는 항상 전방을 주시해야 한다. 그러나 잠깐 잠깐 계기판을 내려다봐야 한다. 속도가 얼마인지, 연료는 부족한지 등을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시선 속의 계기판 바늘 위치를 통해 순식간에 대부분의 정보가 파악된다.

그런데 속도나 연료량이 디지털 숫자로 표시 된다면 어떨까 ? 거기에 85나 30 등이 표시 된다면 그 의미가 쉽게 전달될까 ?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 표시는 읽기도 어려우며 의미가 직관적으로 잘 전달되지 않는 단점을 갖고 있다.



스마트폰의 터치 인터페이스, 누구나 만들지만 작은 차이가 큰 차별화를 이룬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제조업체별로 그 선호도가 나뉜다. 애플 아이폰을 이용하는 어떤 사람은 아이폰의 터치가 무척 부드럽다고 자랑한다. 아이폰이 손가락 터치에 머뭇거림 없이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이니 마치 물이 흐르는듯한 부드러움이 느껴진다는 평가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한 이용자는 단말기의 그립 감이 좋다고 평가한다. 한 손으로도 안정감 있게 스마트폰을 잡을 수 있으며, 터치 할 때 손 끝에 느껴지는 유리의 감촉도 좋다고 한다.

어떤 휴대폰은 Qwerty 자판에서 영어로 글자 입력할 때 자꾸만 오타가 난다. 그러나 동일한 크기의 화면을 갖고 있는 갤럭시나 아이폰에서 영문을 입력할 때는 오타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아마도 삼성전자나 애플은 오랜 경험에서 축적된 기술로 오타를 보정하거나, 손가락별 위치에 따른 터치 영역의 차이를 미세하게 조정했을 수도 있다.



디지털화 될수록 제품의 차별화는 아날로그에서 나온다. 그러나 아날로그는 배우기 어렵다.

이상에서 살펴 본 것처럼 이제는 아날로그가 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핵심 경쟁력은 아날로그 분야에서 판가름 나는 것이다. 따라서 제품이 성공 하려면 아날로그에서 최상의 품질을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아날로그는 디지털과 달리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마다 김치 담그는 맛이 다른 것처럼 아날로그에서는 작고 미묘한 차이가 차별성을 만든다. 시어머니의 김치 담그는 맛을 며느리가 눈대중 몇 번만으로 따라 할 수 없는 것과 같을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미묘한 차이를 극복할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아날로그이다.


 
아날로그의 전문성은 오랜 경험과 기술 축적에서 나온다. 전문 인력의 장기 근속 환경이 중요하다.

기업들이 아날로그 분야의 역량을 확보하고 축적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장기적 관점에서 직원들을 교육하고 오래도록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독일의 밀레(Miele)라는 가전 제품 업체는 직원의 50% 이상이 25년 이상된 장기 근속자들이라고 한다.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의 시마즈 제작소라는 곳은 제품의 상용화 목표 시점을 10년 이상으로 길게 설정 한다고 한다. 이들 두 곳 모두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기업들이다.


따라서 아날로그가 중요해지는 현대 생활에서 아날로그 기술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직원들의 장기 근속 환경 유지와 중장기적인 목표 설정이 중요 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서서히 축적되는 아날로그 역량은 다른 기업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그 기업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것이다.

서서히, 오래 익는 술이 맛 좋은 것처럼 대한민국의 기업들이 아날로그 역량을 확보 하길 바란다. 느낌과 감성, 아름다움이 넘쳐나는 독창적인 스마트폰 단말기를 굳이 외국 제품에서 찾지 않아도 될 날이 멀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지리한 Copy cat 논란은 더 이상 없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