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부사장의 발언에 대한 완전히 상반된 두가지 해석 ! 어떤 것이 맞을까 ?
아전인수(我田引水)라는 말이 있다. 가뭄이 들었을 때 자기 논에 물을 댄다는 의미인데, 어떤 것을 자신에게만 이롭게 해석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근본적으로 이기심을 갖고 있는 인간이기에 모든 사람들은 어떤 사안에 대해 아전인수격의 해석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오늘 뉴스를 보면서 아전인수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났다. 구글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사업을 총괄하는 순다 피차이(Sundar Pichai) 부사장의 페이스북 홈(Facebook Home) 관련 인터뷰 내용에 대해 언론사별로 해석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몇몇 언론사는 구글 부사장이 페이스북 홈과 같은 런처 앱의 차단 우려를 불식 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외국의 한 언론은 구글이 앞으로 안드로이드 앱의 차단 가능성을 밝혔다고 정반대로 평가했다.
이 두가지 평가 중 과연 어떤 것이 맞는 걸까 ? 왜 이리 상반된 해석이 가능한 걸까 ?
구글은 향후 앱 차단 정책을 펼 것인가 ? Image source: pixabay.com
국내 신문사 ! 구글의 안드로이드 앱에 대한 차단 우려가 사라졌다고 판단한다.
구글 부사장의 발언에 대해 전자신문사는 다음과 같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출처: 전자신문). 앞으로 구글이 페이스북 홈과 같은 특정 기업의 앱을 임의로 차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기사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구글 부사장의 인터뷰를 통해) 구글이 페이스북 홈과 같은 특정 앱(App)을 차단할 것이라는 우려가 사라졌다.
(구글 부사장은) 안드로이드가 공개 플랫폼으로서 고객들이 좀 더 다양하고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울 것 임을 밝혔다.
Business Insider ! 구글이 안드로이드 앱의 차단 가능성을 밝혔다라고 평가한다.
외국 언론사인 Business Insider지는 구글 부사장의 인터뷰를 전자신문과는 다르게 평가한다. 구글 부사장 발언의 전후 맥락을 잘 살펴 보면 오히려 구글이 페이스북 홈과 같은 앱의 차단 가능성을 밝혔다는 것이다(출처: Business Insider, Wired). 그들의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다.
짐문: 당신은 페이스북 홈이 만든 혁신을 좋아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미래에 이러한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이 이용자의 이익을 저해한다면 구글이 페이스북 홈과 같은 앱을 차기 안드로이드 버전에서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인가 ?
Hold on. You’re saying that you like innovation like Home–but at some point in the future you might decide that an invasive software approach like this isn’t good for users and can’t be done in a future Android release?
아니다. 명확하게 이야기 하겠다. 이용자들은 자신들이 어떤 앱을 쓸것인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의 자유를 가져야 한다. 구글은 이용자들의 이러한 자유성에 대해 개입하길 원치 않으며, 일관된 이용 경험을 제공코자 한다.
만약 페이스북 홈이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홈을 유지할 수 있다.
구글은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코자 한다.
No. Let me clarify. Users get to decide what apps and what choices they want. Some users really want this. We don’t want to get in the way of that. [But] in the end, we have to provide a consistent experience. As part of that, with every release of Android, we do go through changes. So we may make changes over time. But if this is what users want, I think Facebook will be able to do it. We want it to be possible for users to get what they want.
[Business Insider의 판단]
페이스북 홈이 이용자들의 전폭적인 인기를 얻는다면 구글이 이 앱을 차단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위의 발언을 평가한다.
This quote from Pichai seems to confirm the cynical assumption is that if Facebook Home became a monster hit, Google would figure out a way justify blocking.
구글 부사장의 발언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다.
구글 부사장은 명시적으로 페이스북 홈을 차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용자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는 오픈(Open)형 답변을 했다.
따라서 발언 내용을 긍정적으로 해석한 사람들은 위 대화의 첫부분에 있는 "No"라는 말에 집중했을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 해석을 하는 사람들은 발언 내용의 전체적인 맥락으로 이해 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구글 부사장의 발언은 상반되게 평가될 수 있어 해석 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용자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중시 하겠다는 구글 ! 앱을 통제할 수도 있다는 의견일 것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하에서 어떤 앱이 이용자의 이익을 저해하는지 누가 판단 할 수 있을까 ?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대한 것이니 당연히 구글일 것이다. 지금도 구글 내부에서 누군가는 이런 평가를 하고 있겠지만 안드로이드를 개방형 생태계로 유지키 위해 개입하지 않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구글 역시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하나이다. 따라서 가치 충돌, 경쟁 환경 하에서의 구글의 최고의 판단 가치는 자사의 이익일 수 밖에 없다.
이용자의 이익에 따라 행동 하겠다는 의미는 구글이 어떤 것이라도 자신들의 의지에 따라 통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확대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 홈이라는 런처가 너무나 인기가 높고, 페이스북이 여기에 인터넷 광고를 게재해 구글의 주력 Business인 인터넷 광고 매출을 상당 부분 잠식한다면 구글이 지금처럼 가만히 있을까 ? 그렇지 않을 것이다. 어떤 이유로든 통제하려 할 것이며, 그건 구글 아닌 모든 기업에게 나타나는 상식적인 행동일 것이다.
개방형 생태계인 구글 안드로이드의 미래 모습 ! 그건 생태계를 구성하는 기업들의 건전성과 역동성, 경쟁 환경에 의해 결정될 수 밖에 없다. 안드로이드 사업을 담당하는 구글 부사장의 발언일지라도 그의 발언대로, 표현대로 될 것이라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개방성이 최대의 강점인 안드로이드가 현재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이를 위해 안드로이드 생태계 내의 기업들이 과욕과 지나친 이기주의를 버리고 상생의 길로 나아갔으면 한다.
실천이 결코 쉽지 않은 "상생"이라는 키워드 !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지금 진정 필요로 하는 최고의 가치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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