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이 공부 못하나 봐 !
일전에 친지들 모임에 나갔었다. 이런 저런 얘기가 오고 가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 얘기로 주제가 옯겨졌다. 그러면서 고등학생을 둔 자녀가 다니는 학교가 화제가 되었다.
교육이 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이기에 자연스럽게 그 학생이 다니는 학교가 어디인지, 어떤 종류의 학교인지 질문이 쏟아졌다. 결론적으로 그 학생은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이를 듣고 있던 사람들의 반응이 무척 놀라웠다. 나중에 모임을 끝내고 나가면서 옆 사람들이 나누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친지들 대부분은 그 학생이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니 분명 그가 공부를 못할 것 같다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물론 요즘 대한민국에는 인재들이 모여드는 특수 목적의 고등학교들이 꽤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학생들은 여전히 일반고등학교에 다닐 것이다. 따라서 모든 일반 고등학교가 나쁘지 않을텐데 어떻게 이런 선입견이 생긴 것인지 궁금해졌다.
정말 대한민국의 모든 일반 고등학교 학생들 수준이 그렇게 낮을까 ?
고등학교 교육 체계에 대한 고민, Source: Clip art
자립형 사립고, 자율형 사립고 ? 복잡하기만 한 고등학교 분류 체계 !
요즘 고등학교를 부르는 용어가 무척 복잡해졌다. 자사고, 자율고, 지역자율고, 광역 자사고 등 종류가 많다. 그렇다면 이들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
자립형 사립고는 용어가 의미하는데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사립 고등학교를 의미한다. 정부의 도움없이 학교 재단 돈으로 100% 운영될 수 있는 학교이다. 튼튼한 재정적 기반 아래 이들 학교는 성장을 해 왔으며, 전국 단위에서 우수한 학생을 모집한다.
자립형 사립고는 하나고(서울), 용인외고(경기), 하늘고(인천), 천안북일고(충남), 민족사관고(강원), 광양제철고(전남), 상산고(전북), 김천고(경북), 포항제철고(경북), 현대청운고(울산)의 10곳이다.
반면 자율형 사립고 또는 자율형 공립고를 자율형 고등학교라고 하는데, 이들은 전국이 아닌 광역권에서 학생들을 모집한다.
그런데 2010년 정부에서 자립형 사립고의 시범 운영을 중단하고 자율형 사립고 제도를 만들었다. 물론 이때 기존의 자립형 사립고가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 되었다. 따라서 이제는 자율형 사립고만이 존재한다. .
그러나 예전의 분류 체계 영향이 남아 있기에 자율형 사립고에도 전국 단위의 자율고와 광역단위의 자율고가 존재한다.
* 참고: 자율형사립고의 법적 근거는 "초중등교육법",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른 "자율형사립고등학교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이처럼 고등학교의 분류 체계나 명칭이 변화 되어 왔기에 그 의미를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전기, 후기 입시 제도로 일반고의 학생 수준이 오히려 높을 수 있다.
고등학교의 신입생 모집은 전기와 후기로 나뉜다. 전기에 속한 외고, 과학기술고, 자율형사립고 등이 먼저 학생을 모집한다. 이때 떨어진 학생들은 후기인 일반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제도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
전기에 해당하는 자율형 사립고에는 기존의 유명한 10개의 전국 단위 자율고와 새롭게 만들어진 광역단위 자율고가 함께 섞여 있다.
그런데 상위권 학생들이 과고나 외고, 인기있는 상위권 자율고에서 떨어지면 자동적으로 일반고에 진학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들의 실력은 광역단위의 자율고에 진학하는 학생들보다 통상적으로 훨씬 우수하다. 따라서 일반고에도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들어오게 된다. 일반고 학생들의 수준이 낮다고만 생각할 수 없는 이유를 제공해 준다.
반면 광역단위 자율고는 그 특성상 평균 수준 이상의 학생들이 진학한다. 최상위 학생들이 인기있는 전국 단위 자율고나 외고, 과고에 들어가기에 광역 자율고에는 아주 특출난 학생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성적만으로 놓고 보면 일반고가 광역단위의 자율고에 비해 높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교육과정 편성이 실질적이지 않은 일부 광역단위 자율고의 일반고 전환 필요성 !
기존의 일반고가 광역단위 자율고로 변하게 되면 학생들로부터 수업료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광역단위 자율고로 전환된 후 큰 변화가 있었을까 ?
광역단위 자율고에 다니는 학생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들 학교의 시스템이나 교원 구성 등이 과거 일반고 시절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한다.
물론 "국민 공통 교육 과정 의무 이수"와 "선택 중심 교육 과정 자율 편성"이라는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이 부여되지만 이것이 그리 효율적인 제도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광역단위 자율고 체제를 갖추지 못한 학교는 다시 일반고로 전환 시켜 운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는 일반고에 대한 대중들의 폄하된 가치 평가를 높일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일 것이다.
상위권 학생보다는 전반적인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교육 정책의 필요성 !
공부를 잘하는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어디에 가더라도 공부를 잘 할 것이다. 스스로의 의지도 있고 일정 수준의 소양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본 사항에 대한 학습이 부진한 학생들의 경우 고등학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들을 진정으로 감싸줄 수 있는 관심과 교육과정 운영이 필요하다.
보편적인 교육 혜택이라는 관점에서 평균적인 학생, 일반고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교육 정책의 촛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것만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고 대중들의 보편적인 삶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
일반고에 다녀도 떳떳한 세상 ! 학업 우수자보다는 학업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을 보살펴주는 따뜻한 교육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것이 새로운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 경제를 위한 미래의 중요한 주춧돌, 마중물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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